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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보가, 우리 엄마가 옳다…톨게이트 요금 수납 해고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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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문사 작성일19-12-03 09:30 조회4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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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7월 1일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도(9월 기준) 서울 톨게이트 캐노피에서 고공농성 중인 27명의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이다. 그들에게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 가족들이 말없이 깜짝 이벤트로 농성 중인 곳에 찾아왔을 때 그들은 기쁜 마음에, 또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짓는다.  


하지만 그들은 내려갈 수 없다. 살인적인 더위가 내리쬔 여름에 캐노피 위를 차마 내려갈 수 없는 이유,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대의가 있는 것이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은 대개 근속이 오래된 이들이다. 10년은 물론, 오래 근무한 사람은 20년 이상 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급여를 받는다. 바로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1~2년마다 용역업체와의 재계약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하여 근속연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저임금으로 노동하며 고용불안을 참아왔다. 결국, 2013년 도로 공사 소속 직원임을 확인해달라는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재기했고, 6년 만에 대법원판결에서 최종 승소했다. 도로 공사는 판결을 존중하겠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도 소송을 낸 368명만 정규직 으로 고용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368명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용을 요구하다 해고된 1,500명의 노동자에게도 적용된다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러한 싸움이 계속되던 지난 9월 9일, 한국도로공사에서 ‘대법원판결 이후 요금수납원 고용안정 방안’을 발표하며 이날 대법원 승소 수납원 중 자회사 전환 비동의 자와 고용단절자 등 최대 499명을 직접 고용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들뿐만 아니라 나머지 1천여 명의 해고 노동자들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또 다른 고속도로 요금 수납원들이 같은 날인 9일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건물 점거하여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옳다! 우리가 이긴다!' 이것은 서울 톨게이트 농성장에 자주 붙어있는 현수막이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의 가족은 '우리 여보, 우리 엄마가 옳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그들을 힘껏 응원하고 있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거리로 나온 그들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당신이 옳다고 말해주는 지지자가 있어 그들이 기나긴 싸움을 버티고 이어갈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들의 현재는 사실상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  비정규직이 된 설움을 참고 견뎌오던 그들이 바깥으로 나와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내 자식에게는 이런 일이 있지 않길 바란다'라는 세상에 먼저 나온 어른으로 서의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그들이 옳다는 것에 손을 들어 주었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은 그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다.  그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가 그들의 노동자 동지, 가족 뿐 아니라 대학생들에게도 필요한 시점이다.



박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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